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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세종공장 5월부터 올스톱…발효유 1위 '휘청'
출처:EBN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19 11:46:12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가 있다는 남양유업의 자체 연구결과 발표가 초래한 후폭풍이다.
세종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남양유업의 영업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또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분위기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발효유 시장 1위 기업의 위상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불가리스 1개 제품에 대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세포실험을 했던 세종공장은 다음달 초부터 2개월 간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7개 제품을 세종·나주·경주 공장에서 나눠서 생산하는데 이 중 문제가 된 1개 제품이 세종공장에서 생산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포실험을 했던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해 제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영업 행위가 제한된다"며 "세종공장 관할인 세종시 농업축산과에서 행정절차를 밟아 영업정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농업축산과 관계자도 "오늘 행정처분에 대한 사전통지를 하고 10일 이후 본 행정처분에 대한 통지가 나갈 것"이라며 "5월 초쯤부터 2개월 영업정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와 관련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이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에 대한 홍보를 위해 심포지엄을 연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에 따라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이나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남양유업은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
앞서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는 지난 13일 열린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진행한 항바이러스 효과분석에서도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를 99.999%까지 사멸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불가리스는 일부 편의점서 이례적인 '품절' 사태도 빚었다. 연구 결과 발표 당일인 지난 13일 A편의점에선 불가리스 매출이 전주 대비 78.9%, B편의점과 C편의점에서도 각각 43.4%, 50.7% 급증했다.
같은 날 남양유업의 주가는 전일대비 3만원(8.57%) 뛰어 38만원에 마감되기도 했다.
하지만 식약처가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질병청과 전문가들도 나서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면서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발효유 시장 1위 업체인 남양유업이 이번 사태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불가리스 불매운동으로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곳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면 주요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요 경쟁사는 매일유업, 빙그레, 동원F&B, 롯데푸드 풀무원, 동서식품 등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매입유업은 대부분의 매출액이 유가공 제품에서 나오기 때문에 가장 경쟁 관계가 높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9489억원으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매출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지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771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한편 이날 남양유업은 사태가 일파만파되자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 과정에서 세포 실험 단계에서의 결과임을 설명했으나 인체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동물 및 임상 실험 등을 통해 발효유에 대한 효능과 가치를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