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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사이언스 흩어진 증거금…증권사, 신규에 만족

    출처: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16 09:24:38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에 역대 최대 증거금이 모였지만 이 자금을 묶어두기 위한 이벤트는 없다. 균등 배정 방식과 중복 청약으로 인해 여러 증권사에 자금이 흩어지면서 이벤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대신에 주관 증권사들은 신규 계좌 증가 효과로 만족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개 증권사에서 접수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 63조6198억원이 모였다. 통합 경쟁률은 335.36대 1을 보였다.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NH투자증권(배정비율 37%)의 청약 경쟁률은 334대 1을 나타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대규모 기업공개(IPO)였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가 세운 청약 증거금 기록을 뛰어 넘어 새 역사를 썼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IPO 인데다가 최근 증시 조정으로 증시 주변자금이 급증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는 흥행에 성공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사용됐던 증거금 62조원은 지난 12일 고객들의 증권계좌로 반환됐다. 하지만 이 증거금을 붙잡을 증권사들의 이벤트는 찾아볼 수 없다.


    빅히트 때는 증거금을 투자상품에 재예치할 경우 현금을 지급하거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는 주관사의 이벤트가 활황이었다. 은행들도 증거금을 끌어오기 위해 전략적으로 특판 예·적금을 내놓기도 했다.


    기록적인 증거금이 몰렸는데도 이같은 이벤트가 없는 이유는 올해 부터 공모주 청약에 균등 배분 방식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배정 물량 보다 많은 청약자가 몰린 인수단을 제외하면 소액 투자자들도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서 최소 1주는 받을 수 있다.


    6개 증권사 모두에 중복 청약을 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목돈의 증거금을 한 증권사에 넣기 보다는 여러 증권사에 분할해서 청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에는 최대한 많은 증거금을 한 증권사에 넣으면 배정 받는 물량도 증가하는 방식이었다. 인기가 많은 공모주의 경우 수천만원을 넣고도 1주를 받을까 말까한 경우도 있었다.


    계좌를 여러 개 개설해 청약한 투자자가 많다 보니 SK바이오사이언서의 청약 계좌수는 64만5216개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SK바이오팜 때는 청약 계좌수가 11만개, 빅히트는 10만개 정도였다. 청약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인당 평균 청약금액은 3400만원으로 SK바이오팜(1억2000만원), 빅히트(2억4000만원) 공모주 청약 때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6개 증권사에서 청약이 가능했던 만큼 주 계좌 외에 나머지 계좌는 이번 청약을 위한 일시적으로 개설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군데 분산해 놓은 현금은 재투자 보다는 다시 한 군데 계좌로 모아둘 확률이 높다.


    주관 증권사들은 예전 만큼 공모주 증거금을 유치하진 못했지만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를 계기로 신규 계좌를 많이 확보하는 효과는 누리게 됐다.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3곳의 1~2월 신규 계좌 개설건수는 138만2739건으로 파악됐다.


    하반기부터는 여러 증권사에서 중복청약을 할 수 없게 된 만큼 증거금 분산은 덜 할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빅히트 증거금 이벤트 당시에는 증시 호황이 막 시작될 때여서 증시나 금융상품에 재투자 하기 좋은 시기였다"며 "하지만 눈에 띄는 이벤트 효과는 없었던데다가 이번에는 목돈이 분산돼서 이벤트를 진행할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