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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상장 첫날 시총 100조 돌파…기대감 부응할까
출처: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12 11:24:08
직매입,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오픈마켓 비즈니스를 확장중인 한국 1위 커머스 플랫폼 쿠팡이 상장 첫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0% 넘게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100조원을 단숨에 돌파했다. 증권가는 시장 내 후한 평가를 받으며 상장한 쿠팡이 올해 적자폭을 줄여나가면서 실적 안정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과점 수준의 점유율 확보, 컨택트 대비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쿠팡은 상장 첫날 공모가 35달러 대비 40.71%(14.25달러) 상승한 49.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는 공모가(35달러) 대비 81.4% 급등한 63.5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고, 장중 69달러를 터치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86억5000만달러, 한화 약 100조4000억원 수준이다. 쿠팡의 상장 첫날 성적은 올해 뉴욕증시 IPO(기업공개)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증권가는 쿠팡이 시장 내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 준 쿠팡의 가치는 100조원"이라면서도 "물론 말도 안 되는 가격이고 결국 다 빠질 거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쿠팡이라는 기업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큰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쿠팡과 같은 기업은 아마존 키즈(kids)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기존 사업자들과는 여러 가지 측면이 다르다"며 "기존 사업자들은 번 돈의 일부만 투자하고 남는 돈은 혹시 모를 미래에 대비해 유보하지만, 쿠팡 같은 아마존 키즈는 순이익의 일부가 아니라 적자를 내면서까지도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주가는 공모가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실 발행시장에서 산정된 공모가는 보수적으로 형성돼 시장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IPO의 성공적인 흥행을 위해 희망 공모가를 공격적으로 책정하기 어렵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유통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은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공격적으로 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상준 연구원은 "쿠팡의 확정 공모가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래 주가의 하한선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상장했던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주가도 IPO 이후 초기 1년간 공모가를 하회한 경우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1% 오른 13조8000억원, 적자확대에 따른 6091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적자 확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일회적 방역 비용, 일시적 매입 단가 상승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실적은 안정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주 연구원은 "올해 쿠팡은 매출이 35.8% 오른 18조7000억원, 적자감소에 따른 영업적자 169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송 단가 하락 지속과 오픈마켓 등 수수료 수익 증가, 매입 단가 안정화 등으로 적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장 지속과 관련해 김 연구원은 "쿠팡의 성장성은 높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며 "쿠팡의 밸류에이션 정당화 및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한국 온라인 시장 내 포털사이트 영향력을 가져올 수 있는 과점 수준의 점유율 확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컨택트를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박 연구원은 "컨택트 국면에서의 매출 성장률 레벨이 쿠팡 실적 전망에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 완화로 인한 컨택트 전환 국면에서의 매출 성장률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신규 소비자들이 플랫폼에 유입된 효과를 감안하면 중장기적 관점의 시장 성장률을 저해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이슈도 주효 변수다. 박 연구원은 "전통 유통업체나 카카오 같은 전략적 투자자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경쟁심화가 생길 수 있다"며 "사모펀드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경쟁 완화가 기대 돼, 이베이코리아 매각 이슈는 쿠팡을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실적 전망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