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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5%p차이…연금저축도 머니무브
출처: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11 10:20:55
초저금리 여파에 예금에서 돈을 빼 주식 투자에 나서는 '머니무브'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 연금저축도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 옮겨가고 있다. 은행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와 협업에 나서는 등 연금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자금을 묶어두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은행과 보험사에 있던 연금계좌 중 총 1조1358억원 규모가 증권사로 넘어왔다. 전년(4507억원) 대비 152%나 폭증한 수준이다.
자금 이동 속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1월, 한 달간 은행과 보험회사에 있던 개인연금저축과 퇴직연금(IRP)이 국내 5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한국투자·삼성·KB)로 이전한 계좌 수는 총 1만1000개, 금액은 2888억원에 달했다. 개인연금저축 계좌 7286개(1699억원)와 퇴직연금계좌 3717개(1189억원)가 각각 이동했다.
이는 전년 동기 이전 계좌 수(3038건)와 금액(969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며 지난해 1년치의 4분의 1이 넘는 계좌수와 금액이 올해 1월에만 이동했다.
연금 계좌가 증권사로 이전하는 것은 수익률 때문이다. 업권별로 연금 수익률은 많게는 5%포인트나 차이 난다.
실제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은행, 보험, 증권사별로 퇴직연금 상위 5개사(적립금 기준)씩 총 15개사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형의 경우 증권 7.04%, 보험 3.53%, 은행 2.71%로 나타났다.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익률은 증권 6.38%, 은행 3.19%, 보험 2.56%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익률은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증권사의 경우 가입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등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을 담는 것이 가능하지만, 은행과 보험사에서 주로 다루는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수익률이 16.21%로 높은 반면,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은 1.91%,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은 1.66%로 1%대에 그친다.
수익률 차이로 넘어가는 자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보유 업체와 제휴를 통해 수익률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안정형' 포트폴리오를 선택했을 때 기존에 은행권이 제공했던 정기예금 위주 운용보다 채권 등 자산을 통해 위험성을 낮추는 것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은행에서도 펀드 투자는 가능하지만,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는 ETF 투자는 불가능해 연금 계좌 이동은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연금의 경우 안전형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지만, 주식 투자 등 자산관리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연금도 수익률에 비중을 두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폴트옵션(사전지정 운용제)이 도입되면 연금 머니무브 현상도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