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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쌈짓돈下] "빚투라도 괜찮아" 증시에서 가상화폐로
출처: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08 09:44:34
2030세대는 코로나19 사태로 직면한 폭락장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인식했다. 이른바 개미투자자엔 2030 세대가 특히 많았다.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도 마찬가지다.
맞물린 초저금리 시대는 대출 금리를 낮추며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했다. 2030 동학개미는 올해 코스피 3000 돌파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건전한 투자와 아슬아슬한 베팅 사이를 오가고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는 개인 투자자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지난해 말 기준 주식거래활동 계좌 수는 3548만개에 달한다. 2019년(2936만개)와 비교해 1년새 612만개가 늘었다. 2018~2019년 증가건수(224만개)보다 3배가량 많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주식을 처음 접한 신규 투자자로 추정된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는 2030이다. 개인투자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키움증권의 지난해 발생한 신규 계좌(1월~12월 3일)는 약 290만개로 이 중 개인 주식계좌가 202만개로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전년 신설 개인계좌 약 46만5000개 대비 무려 4.3배로 폭증한 것이다.
이렇게 주식 투자에 뛰어든 밀 2030세대는 코로나19 직후에는 우량주와 대형주에 투자해 장기간의 수익을 내는 쪽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 국면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제약회사나 진단키트, 마스크 제작 회사 등의 테마주에 투자해 단기간에 수익을 내려는 단타 투자도 점차 강해졌다.
이들 2030은 ‘빚투' 등 과감한 투자 전략을 썼다. 작년 코스피가 11% 가량 상승하는 등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2030의 투자는 대체로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뒤늦게 시장에 들어온 2030 개미들은 파란색의 주식 계좌를 바라보며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혹감의 이유는 대출을 통한 투자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2030이 대거 ‘영끌 빚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올해초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여간 5대 시중은행 신규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8개월 간 30대의 신규 신용대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3% 급증했다. 은행권 ‘마이너스 통장’ 전체 사용액에서도 2030이 차지하는 비율이 3년만에 40%대를 웃돌았다.
특히 20대들은 올해 더욱 과감한 선택에 나섰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7648억원을 융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더 많이 대출을 벋았다. 이 자금은 부동산과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30대의 마이너스 통장 사용액도 3조8832원으로 11.1% 불어났다. 20·30대의 마이너스 통장 사용액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최근 5년간 처음이다. 50대들의 마이너스 통장 이용액도 많이 늘었지만 20·30대에 못 미치는 9.4%였다. 주식을 위해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지난해 19조22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9조2132억 원)대비 10조 원이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에 의존하는 20·30대 비중이 커진 데에는 기업 주가가 급속도로 상승하고 나홀로 주식 투자에서 배제됐다는 데에서 온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자연히 청년층의 부채 상승률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연령대 신규 차주의 평균 대출액은 올해 20% 가까이 증가해 이 모든 연령대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개미 투자자들에게 대출을 이용한 주식투자의 리스크를 간과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빚투는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생계자금 대출에 더해 영끌 대출을 통한 부동산·주식 투자 열풍까지 불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 국면 속에서 국내 부동산 투자의 한계, 미국 증시 변동성은 2030 개미들에게 투기적 성격에 가까운 주식거래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지난 1년간 증시에 유입된 2030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투자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총 445조221억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한 해 거래대금(356조2056억 원)을 뛰어넘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거래에 오간 돈은 7조9468억 원이었다. 지난달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19조954억 원)의 42%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