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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업계 회복시계 빨라지나…‘백신여권’ 게임체인저 기대감

    출처: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29 10:15:08

    백신여권이 글로벌 하늘길을 다시 열 것인가.


    전 세계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백신여권 도입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항공업계의 암흑기가 이제는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백신여권 시범운영을 실시한 일부 대형 항공사들은 해외여행을 재개하는데 백신여권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안 등 논란이 있지만 고객들은 백신여권 사용에 우호적이란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백신여권 도입을 반기는 것은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마찬가지다. 백신여권이 통용되면 국제선 정상 운영이 예상되는 시점은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IATA가 개발 중인 '디지털 코로나19 여행 패스' 애플리케이션은 이달 말 정식 출시돼 각국 정부와 항공업계에서 도입을 검토할 전망이다.


    일명 백신여권으로 통용되는 이 여행 패스에는 항공기 탑승 정보와 코로나19 검사 이력, 백신 접종 여부 등이 담긴다. 코로나19 검사가 검증된 기관에서 이뤄졌는지도 표시된다.


    IATA는 2분기까지 백신여권 도입이 최대한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IATA는 "현재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90%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번 2분기 말까지 글로벌 솔루션이 되도록 업데이트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여권의 공신력이 인정되면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는 시점은 앞당겨질 전망이다. 자가격리 조치가 다소 완화되면서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여행객들이 몰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ATA 공항 및 보안 규정 책임자는 "백신 접종이 완료됐다는 확인이 격리 요건을 대체 할 수 있다"며 "여행객 스스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다면 외국을 여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세이퍼시픽항공이 시범도입한 백신여권 캐세이퍼시픽항공이 시범도입한 백신여권 '커먼패스'.ⓒ캐세이퍼시픽항공


    백신여권은 가장 먼저 싱가포르항공에서 시범운영됐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12월 승무원을 대상으로 1차 시범운영을 마쳤고, 이달 15일부터는 싱가포르에서 런던까지 여행하는 승객에 한해 백신여권을 운영 중이다.


    이어 에티하드,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에어뉴질랜드에서도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대한항공도 백신여권 시범운영에 뛰어들었다.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스위스 비영리 단체에서 개발한 백신여권 '커먼패스(Common Pass)'를 지난해 10월 시범운영했다. 이달에는 홍콩발 로스앤젤레스 항공편에서 추가 운영했다.


    IATA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공사 대부분은 백신여권 도입을 논의 중이다. 최근에는 백신여권에 회의적이던 유럽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면서 "EU(유럽연합) 회원국 국민들이 디지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여름 전에는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등도 백신여권 도입 의사를 밝혔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 등을 중심으로도 백신여권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국가간 이동을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국 LCC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이 먼저 검증을 마쳐야 비로소 LCC도 국제선 운항을 본격화할 수 있다며 백신여권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백신여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IATA가 글로벌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행 자격 증명을 관리하기 위해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데 동의한다는 답변은 80%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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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전 세계가 백신여권에 주목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백신 면역의 지속성, 국가마다 백신여권을 인정하는 공동의 합의 등이 꼽힌다.


    백신여권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범위를 설정하는 논의가 수반돼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IATA는 여행객들의 ID는 각자가 공유를 승인하는 경우, 항공사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공유된다고 설명했다.


    IATA는 "백신여권 활용도를 높이려면 백신접종 인증을 표준화하고 각국에서 이를 승인하는 게 핵심이다"며 "코로나19 관련한 문서를 자동화하지 않는 한 항공업계가 재개하는 시점은 늦춰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2021년 항공여행 수요는 2019년 대비 33%~38%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올해도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