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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신세계,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박한 이유

    출처:EBN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26 10:07:00

    최근 유통업계 화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다. 몸값 5조원으로 알려진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롯데·신세계가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양사 대표이사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전면에 나서면서 롯데와 신세계의 라이벌 구도도 이번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통가 주주총회 키워드는 '이베이코리아'로 요약될 정도로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전날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 23일에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가 "충분히 관심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불리는 롯데·신세계가 온라인 사업에 절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16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는 롯데,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수 여부를 가리는 본입찰이 남아있지만 예비입찰 단계에서 각 수장들이 적극 나선 것은 이커머스 1위(매출액 기준) 이베이코리아를 놓칠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유통 공룡으로 불렸던 롯데·신세계가 유독 이베이코리아에 군침을 흘리는 배경에는 유통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가운데 아직까지 온라인 사업에서 이렇다 할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탓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6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서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28조원으로 업계 1위, 급성장한 쿠팡이 약 22조원으로 2강 구도를 잡고 있다.


    이들 업체에 비하면 롯데와 신세계는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7조6000억원,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원에 불과하다. 롯데온의 경우 최근 강 대표가 실적 부진을 인정하고 외부 전문가를 수혈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에 취약한 롯데·신세계 입장에선 이베이코리아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 시장 점유율은 12%, 매출액(수수료 등)은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거래액 기준으로 업계 3위, 매출액 기준 1위라는 타이틀이 붙는 이유다.


    롯데나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네이버, 쿠팡과 이커머스 빅3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업계 일각에선 신세계가 인수했을 경우 인수 효과가 더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이마트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온라인 사업 외형 확장 전략을 발표했다. 또 그간 약점으로 꼽혀온 한정된 상품 수를 늘리기 위해 오픈마켓 사업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SSG닷컴은 다음달 20일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에 나서며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또 판매자(셀러)를 위한 전용 플랫폼 '쓱(SSG) 파트너스'도 운영한다.


    여기에 신세계가 보완하려는 사업 모델인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까지 품에 안게 되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롯데는 지난달 조영제 전 대표가 물러난뒤 아직까지 수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구조로 운영해 오고 있다는 효율성 측면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SSG닷컴이 신선상품으로 급성장해서 고점을 찍었고 유일한 약점이 상품 다양성이었는데 그걸 채워줄 수 있는 오픈마켓 인수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계자는 "총알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며 "이베이코리아를 잡아서 빅3 안으로 들어가야 향후 유통 패권을 가져가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기업의 자존심 싸움도 개입돼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