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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날라…저축은행, 예금금리 '뚝뚝'
출처: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25 09:48:22
최근 저축은행들이 수신 조절에 들어가면서 예금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저축은행으로 수신자금이 쏠리자 역마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79개 저축은행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는 1.74%로 전년동기(1.89%)보다 0.15%p 하락했다. 1달 전(1.82%)과 비교해도 급격히 떨어지는 중이다.
특히 대형사들은 예치금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해 수신액을 조절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내달 16일부터 파킹통장 'SBI사이다 보통예금'의 금액별 이율한도를 변경한다. 지금까지는 금액과 상관없이 기본금리 연 1.2%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다음 달 16일부터는 50억원 초과분에 대해 금리한도를 0.2%로 1%p 인하한다. 50억원 이하 금액은 기존 금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2일부터 파킹통장인 '웰컴 비대면 보통예금'에 예치금 잔액 3000만원까지만 최대금리 연 1.5%를 적용하기로 했다. 3000만원 초과 예치금은 연 0.5% 금리가 제공된다. 기존에는 예치금 잔액 5000만원까지 최대금리 연 1.5%를 보장했으나 최대금리 적용 한도를 낮춘 것이다.
OK저축은행은 이달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전월 대비 0.1%p 감소한 1.5%로 낮췄다.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넘치는 유동성 탓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계속되는 저금리 장기화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예금에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고 있다. 개인고객을 넘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법인 고객마저 저축은행으로 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너무 풍부하다 보니 0.1%의 금리만 더 줘도 큰 돈이 몰리는 상황"이라며 "예대마진 문제뿐만 아니라 유동성비율, 예대율 등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올해 저축은행 수신고는 8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액은 79조176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 대비 약 20% 증가했다.
대출영업 환경이 악화한 것도 수신 속도 조절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저축은행은 대출 부실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대손비용과 대출채권매각손실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에서도 저축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저축은행의 예수금이 충분한 상황에서 대출이 그만큼 나가지 않으면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도 크기에 업계가 선제적인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수신금리 인하 기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수신금리가 1년에 수십 번 오르고 내리고 한다"면서 "일시적인 현상 같고 1분기가 지나면 다시 대출 등이 늘어나며 예금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