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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독주 막는다"…KT, 그룹 내 플랫폼 경쟁력 결집
출처: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25 09:47:20
KT가 그룹 역량을 총동원, 콘텐츠에 승부수를 띄었다. 그룹 내 플랫폼 경쟁력을 모아 콘텐츠 흥행률을 높여 선순환 수익구조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23일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콘텐츠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T그룹은 1300만 가입자 기반의 유료방송 서비스에 실시간 채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원 서비스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역량과 원천 IP(지식재산) 전문 자회사까지 갖췄다.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3조1939억원에 이른다. 10여 년 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CAGR)을 기록하면서 전체 KT그룹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KT는 더 나아가 그룹 내 미디어 가치사슬(Value-Chain)을 디딤돌로 삼고 투자 규모를 늘려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스카이티브이(skyTV)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 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 2차 판권을 유통한다. 이후 KTH, Seezn(시즌) 등을 통해 국내외 후속 판권 유통이 가능하며 지니뮤직 등을 통한 콘텐츠 부가가치 창출도 이뤄질 수 있다. 콘텐츠를 제작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KT그룹 내에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은 "콘텐츠 사업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이익이 나기까지 상당히 오래걸리는 사업모델"이라며 "KT는 대한민국에서 콘텐츠 제작 투자에 대한 회수구조가 가장 잘 짜여져 있는 그룹"이라고 강조했다.
KT가 1300만 전체 고객의 미디어 시청 빅데이터도 강력한 무기다. 이를 바탕으로 K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 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으로 구성해 KT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에 활용한다.
현재 KT 스튜디오지니는 제작사 10여 곳을 비롯해 중소 제작사 10여 곳과 개방적 구조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KT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까지 원천 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우선 IP 펀드를 조성하고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확보와 개발에 속도를 낸다.
KT는 KT 스튜디오지니를 중간지주사로 KT 그룹사 내 스토리위즈, 스카이티브이, 지니뮤직, 시즌 등 관련 회사를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 대표는 "투자 금액을 정하는 것 보다 성공할 수 있고, 고객들이 원하고, 세계에서 통하는 콘텐츠를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견디는 게 중요한데 충분히 견딜 수 있다. KT의 콘텐츠 사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지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빙, 웨이브) 보다는 투자금액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넷플릭스가 한국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아시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힌 가운데 통신업체들도 K콘텐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5일 "올해 한국에 5억달러(약 5600억원)를 투자해 13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700억원 이상을 투자해 80편 가량의 한국 콘텐츠를 전 세계에 소개했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압도적이다. 정보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 1위는 넷플릭스(24%)이다. 국내 OTT는 웨이브가 7%, 티빙이 5%였을 뿐 왓챠를 포함한 나머지는 모두 3% 이하에 그쳤다. 시즌은 2% 수준이다. 위기감을 느낀 국내 업체들은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웨이브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카카오와 동맹 관계를 구축하고 카카오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등을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카카오TV와 웨이브에 편성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웨이브에 2024년까지 39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티빙은 지난 1월 JTBC와 OTT 합작법인을 세웠다. 합작법인 티빙은 3년간 콘텐츠 제작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CJ ENM과 JTBC스튜디오가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뭉친 것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해외 OTT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 간 협력과 연합이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