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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먹거리 찾는 롯데…화학·유통 향방은?

    출처:EBN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24 08:40:52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와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이었던 화학과 유통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신동빈 회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바이오벤처기업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지주 측은 "검토중인 여러사업 중 하나고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롯데정밀화학을 통해 두산솔루스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에 주목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9월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트래티직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2900억원을 출자했다.


    롯데가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배경에는 화학과 유통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는 그룹의 실적이 2017년 이후 부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16조761억원으로 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 하락한 3460억원에 그쳤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매출(12조2230억원)과 영업이익(3569억원)이 각각 19.2%, 67.8% 줄었다.


    또 재계 5위이자 화학 강자인 롯데가 바이오 사업에서 투자가 부진한 것도 새 먹거리 찾기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앞서 재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삼성(삼성바이오로직스)과 SK(SK바이오사이언스·SK팜테코) 등이 화학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가지고 바이오 사업을 키운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호학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가 수년간 쌓아왔던 화학·유통에서의 입지를 쉽게 놓진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룹 내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70%가 넘는다. 비즈니스유닛(BU) 역시 크게는 식품BU와 호텔&서비스BU를 비롯해 유통BU와 화학BU로 구성돼 있다.


    유통의 경우 소비의 중심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만큼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너지를 모색하는 방안이 필수 과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 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영위하고 있던 사업을 버리려면 그것을 능가하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며 "롯데가 매출 30조원 규모의 유통을 놓기엔 감당하기에 너무 버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