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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지상과제 적자탈출, 왜 어렵나

    출처: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22 10:31:13

    삼성중공업이 정진택 대표이사 체제로 새출발에 나서면서 과제인 적자탈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전년 대비 적자폭이 71%나 증가한 1조5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6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적자가 이어지는 동안 박대영·남준우 두 명의 대표이사가 흑자 전환을 목표로 총력을 다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는 고유가 시기 드릴십 발주가 이어졌고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을 적극 수주했다.


    하지만 이후 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의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됐다. 드릴십 등 해양프로젝트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이 돼야 발주처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저유가로 드릴십의 채산성이 낮아지자 드릴십 발주처가 인도를 거부하거나 파산하면서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5기를 재고자산으로 보유하게 됐다.


    해당 드릴십의 계약가격 합계는 29억9000만 달러였지만 삼성중공업은 10억1000만원을 선수금으로 받았을 뿐이다. 드릴십 장부가치도 2019년 말 15억9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말 12억8000만 달러로 낮아졌다.


    드릴십 분쟁이 대부분 마무리 과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어 드릴십 매각 가능성도 높아졌지만, 유가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삼성중공업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삼성중공업


    유가와 같은 외부환경에 취약한 업종 태생적인 한계가 있지만 구조적인 어려움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낮다. 6년간 지속적으로 적자를 냈다는 점도 있지만 반도체·바이오 등 삼성그룹이 주축으로 삼는 산업군과 동떨어져 있어 육성 의지가 크지 않다.


    그룹 지배구조에서도 역할이 미미하다.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회사로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조선사업을 육성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삼성그룹의 60세 퇴진룰도 경험과 안정을 중요시해온 조선업계 분위기와 상충된다. 남준우 전 삼성중공업 대표도 1958년생으로 60세 퇴진룰에 해당됐다. 정진택 신임 대표도 1961년생인 만큼 3년의 임기를 마친 뒤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수주 후 1~2년 뒤에야 이익이 발생하는 조선사 특성상 경영계획을 중장기적으로 세우게 되는데 경영진의 잦은 교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려면 악성 재고인 드릴십의 처분이 꼭 이뤄져야 한다"며 "흑자 전환이 쉽지는 않겠지만 올해 유가 및 업황의 흐름이 좋은 만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