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카드론으로 게임스탑 투자…"답 없다"

    출처: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04 00:00:00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던 '게임스톱(GameStop)' 주가가 연일 내리막을 타고 있다. 잭팟을 노리고 '야수의 심장'으로 입성한 투자자들의 위험 체감도는 더욱 커졌다. 특히 대출을 실행해 '빚투'를 감행한 투자자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가계의 부실위험이 급격히 증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각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전일 대비 60% 폭락한 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기록된 장중 고점인 483달러에 비하면 불과 며칠새 80% 넘는 주가가 빠진 셈이다.


    게임스톱은 개인투자자와 헤지펀드 간 '공매도 전쟁'으로 관심이 집중된 주식이다. 실적 부진을 겪는 게임스톱의 주가 하락에 배팅하고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멜빈 캐피털에 대응해 미국 소셜커뮤니티 레딧에 집결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 주가를 끌어올렸다.


    폭등 후 폭락이 왔다.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반격이 이어졌고,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오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랠리의 결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게임스톱을 쥐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신규투자자들의 진입 그리고 기관의 '숏 스퀴즈'(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혹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 가능성을 기대한다.


    이런 가운데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한 자금으로 게임스톱 투자에 나서 현 시점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주식정보를 교환하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GME(게임스톱) 영끌 대출 주주의 마지막 글", "대출 받았다. GME 오늘부터 물타면서 존버한다", "-1000만 어제 손절했습니다. 대출금이라 최대한 버텼지만 답 없네요" 등 투자 실패 후기가 줄잇고 있다.


    특히 며칠간의 급등세에 주목해 연 10%대의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 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히 위험하다. 게임스톱과 같은 과열주는 상승도 예상할 수 있지만 하락폭도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적절한 손절 타이밍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손실이 크게 나타날 경우에는 상환에도 막대한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카드론의 경우 고신용자들도 10% 전후의 금리를 책정받는 만큼 시중은행 대출보다 상환이 더욱 힘들다.


    지난해말 7개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가운데 표준등급 1~2등급 고신용자 기준으로 카드론 운영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우리카드(연 6.64%)였다. 그 뒤를 이어 삼성카드(8.19%), 현대카드(9.20%), 국민카드(10.54%), 하나카드(10.90%), 롯데카드(11.48%), 신한카드(12.4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카드론 회수율은 11.8%로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말(26.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빚투 투자자들의 부실이 본격화될 시에는 대출 회수율과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스톱의 숏 스퀴즈 가능성을 노리고 투자하고자 하는 이들은 "증권투자는 반드시 자기 자신의 판단과 책임하에 하며, 자신의 여유자금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원칙을 새겨야 한다는 조언이다.


    카드론을 이용한 게임스톱 투자는 카드업계 종사자들도 고개를 가로젓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게임스톱은 투자가 아니라 재미로 하는 도박에 가까워서 대출은 비추천드린다"며 "평생 들고갈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