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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 금융권 검사 진풍경…언택트에 '버티기'까지

    출처: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03 16:23:42

    코로나19 시대가 금융감독원 금융사 검사에도 진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민감 업무인 검사를 언택트로 소화해야 하는 환경적 제약 등이 검사반과 피검 금융사에 소통 한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11일부터 삼성증권 종합검사에 착수했다. 당초 지난해 11월 검사 예정이었는데 삼성증권 사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연된 결과다. 10여명으로 구성된 금감원 검사반은 경영, 영업, IT등 부문별로 3개 팀으로 분리되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계획한 만큼 검사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우려하고 있다. 52시간 근무제가 깊어진 상황에서 코로나 방역 조치 일환의 재택근무와 거리두기 기조가 깊어지면서 자료 제출과 소명 및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측면에서다.


    지난해 주요 금융사를 종합검사한 금감원 관계자는 "피검 금융사는 태생적으로 검사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는 데 코로나 시대의 검사는 더욱 폐쇄된 환경에서 이뤄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검사도 병행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회사와 직원의 적극적인 소명인데 재택근무와 칼퇴근 분위기 속에서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고 전화 통화도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공간적·시간적·심리적 제약이 있는 검사 환경 속에서 계획된 3~4주 일정이 결코 길지 않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이에 삼성증권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이 최우선이 된 환경 속에서 내부 직원들간의 소통도 예전 같지 않다"면서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검 금융사들이 '꼼수'를 부린다는 점도 문제다. 예컨대 '눈가리고 아웅'식 자료제출 ▲자료제출을 차일피일 미루는 '무조건 버티기' 제출 ▲소명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늦게 피드백을 하는 행태 ▲자료를 몰아서 제출하는 '막판 몰아치기' ▲휴가 및 탄력근무제를 이유로 피하고 보자는 회피 ▲검사역이 잊어버릴 때까지 기다리기 등이 대표적인 행태다.


    일부에서는 '민감자료를 검사당국에 보내지 말라'는 상부 지시가 내려오기도 한다. 수검회사가 고의적 방해 및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금융당국은 추상적인 질의 밖에 할 수 없다.


    한편 삼성증권은 지난달 11일부터 계열사 임원 부당대출 의혹 등을 이유로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고 있다. 삼성증권이 종합검사를 받는 건 2018년 배당착오 사태 이후 약 3년 만이다. 종합검사는 금감원이 진행하는 금융회사 검사 수단 중 가장 강도 높은 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