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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제고 배수진 친 대우조선, 합병까지 살얼음판
출처: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03 12:01:01
대우조선해양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M&A) 작업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재무상황 악화, 수주경쟁력 저하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극한의 원가 절감과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 현대중공업그룹과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계약이 체결됐지만 아직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대해 카자흐스탄·싱가포르·중국이 승인을 했지만 유럽연합(EU)·한국·일본의 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상반기 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EU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독과점 등을 우려하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물론 거제시까지 매각을 격렬히 반대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재무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기업결합심사가 모두 완료되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자금으로 차입금 등을 해결할 계획이었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유상증자를 통한 신규 자금 확보를 통해 경영이나 재무적 측면에서 안정적인 구조로 갈 수 있고 한국조선해양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19년 2조5421억원에 달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3분기 기준 –280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경영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보다 유출이 훨씬 크다는 뜻이다.
결국 수주를 통해 부지런히 일감을 확보해야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올들어 현재까지 총 6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인 77억달러 대비 7.8% 달성에 그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수주목표 두자릿수를 달성한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한 M&A가 수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이성근 사장을 비롯한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은 최대 50%까지 임금을 반납하고 직원들도 시간 외 근무를 최소화하고 보유 연차를 소진하는 등 고정비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초에는 희망퇴직을 단행해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최근 수년간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보다.
비용 감축과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고도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소 내 다양한 경영활동을 디지털 기반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적용 선박을 비롯해 암모니아·수소 추진선 등 미래선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국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문제가 경영에 가장 큰 변수"라며 "당분간 대우조선해양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