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조직안정·재정비 급선무" 권광석 연임 여부보다 몇 년 더?
출처: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02 10:33:10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만료가 다가오면서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가 이번주 열릴 예정이다. 금융권의 관심은 권 행장의 연임 여부보다 임기에 쏠려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5일 자추위를 가동한다. 자추위에서 은행장 후보를 선정하면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기 위한 절차는 통상 두 달 가량 전에 개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빠듯한 일정이지만,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큰 만큼 일정 자체에는 무리가 없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권 행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등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데 주력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권 행장은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 그 결과 지난달 기준 우리은행의의 DLF 자율배상 합의비율은 99%로 거의 배상이 완료된 상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100% 배상을 권고한 라임 무역금융펀드도 86% 배상이 이뤄졌다.
영업문화와 디지털 혁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전략 수립과 디지털 마케팅·채널을 총괄 관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단을 신설하고 DT과제를 발굴해 추진해왔다.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한 영업 기반 다기지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1월부터 도입한 영업점 간 협업체계 'VG' 제도다. 이 제도는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인근 영업점을 하나로 묶는 영업 체계로 대면 채널 혁신을 위해 도입됐다.
새로운 자산관리 채널인 ‘PCIB점포’를 신설하며 비이자수익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PCIB 점포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오랜 기간 공을 들인 특화 영업점으로 프라이빗뱅킹(PB) 업무와 기업금융(IB), 투자금융(CB) 등을 결합한 모델로, 기존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법인고객 자산관리, 자금조달까지 지원하는 종합 금융솔루션이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권 행장의 연임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대내외적인 경제 불확실성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이 필요한 시기인데다, 지난해 취임 이후 조직 안정화에 힘쓰고 있지만, 정비 작업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목점은 임기다. 지난해 우리금융 임추위는 권 행장에 1년 임기를 부여하면서 성과를 지켜본 후 임기연장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상법상 은행장의 임기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다. 지난해 취임한 권 행장은 총 3년 임기 가운데 1년을 우선 보장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권 행장이 최대로 부여받을 수 있는 연임 임기는 2년이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이번 임추위를 통해 남은 임기 2년을 한 번에 부여받는 경우와 1년씩 나눠 1+1로 받는 경우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조직 안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권 행장이 2년의 임기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우리은행이 25일 라임 펀드와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조직 안정이 시급하다는 해석이다.
실적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1년 연임에 추후 결정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의 임기를 한 번에 보장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앞서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3632억원으로 전년(1조5050억원) 대비 9.5% 감소했다.
다만, 통상 3년(2+1)년으로 주어졌던 은행장 임기가 4년으로 늘어난 분위기가 감돌면서 우리은행 임추위가 권 행장에게 어떤 형태로 임기를 부여할지 여부에 따라 추가 연임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추가 임기를 받을 경우 향후 3연임으로 1년 더 연임에는 부담이 없지만, 1년 추가 임기 이후에 2년을 더 받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지난해 허인 국민은행장은 3연임이 결정되면서 1년 임기가 추가됐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연임 결정시 2년 임기가 보장돼 각각 4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가 급선무인 시점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취임 당시에도 이례적으로 짧은 임기를 부여받은 만큼 사실 '연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