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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각축
출처:EBN 김신혜 기자 (ks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01 09:38:28
개발 성공시 글로벌 블록버스터도 가능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NASH는 알코올 섭취와 관계 없이 생기는 지방간으로 간 손상, 섬유화 등을 유발하는 간세포 손상이 진행되며 심한 경우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아직 허가받은 약물이 없어 치료가 제한적인 반면 비만인구 증가로 환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내 NASH 환자는 약 8000만명으로 추정되며 세계 시장 규모는 약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NASH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려는 제약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26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LG화학 등 약 10여개 제약사가 NASH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HM12525A(랩스 GLP 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 HM15211(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 HM14320(랩스 글루카곤 콤보) 등 총 3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HM15211은 지난 7월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이 후보물질은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과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3중작용 바이오신약이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MSD에 라이선스 아웃한 HM12525A도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이 물질은 인슐린 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2중작용제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약효지속 기반 기술 랩스커버리가(LAPSCOVERY) 적용됐으며 NASH 영역에서 가장 앞서있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HM12525A는 2015년 얀센에 최초 라이선스 아웃됐으나 권리가 반환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지난해 8월 미국 MSD에 8억6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로 이 물질을 라이선스 아웃하는 데 성공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HM14320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으며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다.
유한양행도 NASH 신약후보 물질로 2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 1월 후보물질 도출 단계의 NASH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길리어드사이언스에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에 수출했다. 같은해 7월 또 다른 후보물질 'YH25724'를 베링거인겔하임에 8억7000만달러(약 1조53억원)에 연이어 수출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은 글로벌 제약사 가운데 NASH 치료제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성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한 'YH25724'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두 가지 약물 표적인 GLP1 수용체와 FGF21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약물이다.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YH25724는 독성시험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안에 1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 수출 건은 아직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있으며 연내 전임상 진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자체개발은 물론 유망 후보 물질을 도입하며 NASH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3개 이상의 NASH 관련 연구 과제를 진행 중에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NASH는 염증, 대사장애, 지방축적 등 발병기전이 복잡해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를 고려해 여러 기전의 NASH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후보물질 'TT-01025'의 임상 1상을 FDA로부터 승인받아 최근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TT-01025는 간에서의 염증 진행과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진 'VAP-1'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전임상 결과 타깃 단백질인 VAP-1에 대한 선택적 작용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약물 간 상호작용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회사는 개발에 속도를 내 2022년 1분기 임상 1상을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2019년 3월에는 스웨덴 스프린트 바이오사이언스(Sprint Bioscience)에서 NASH 신약 파이프라인을 도입했으며 현재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있다.
이밖에 삼일제약, 동아에스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엔지켐생명과학, 압타바이오, 일동제약 등도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 관계자는 "NASH는 상용화된 신약이 없어 시장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지만 개발에 뛰어든 다국적 제약사들 모두 고배를 마셨을 만큼 개발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게 사실"이라며 "어려운 도전이지만 현재의 노력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져 상용화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