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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불안한 대형기 도입 성공 가능성은?
출처: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01 09:37:19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취항 노선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포화 상태인 동남아 노선보다는 대형 항공사가 주류를 이루는 미주 노선 등이 경쟁력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B737맥스, A330, A321네오 등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를 이르면 올해 말부터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그간 우후죽순으로 늘렸던 단거리 노선은 백신 접종 이후 재운항한다고 해도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로 풀이된다.
B737맥스의 경우 최장 운항거리가 6570km로, 약 8시간 내에 비행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까지 취항이 가능하다. A330은 B737맥스보다 6000km 더 긴 최장 1만1750km까지 운항이 가능해 동남아시아는 물론 멀리는 동유럽까지도 노선 취항을 기대해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B737맥스보다 최장 운항거리가 더 긴 A321네오는 인도 델리, 인도네시아 발리, 말레이시아 다카 등의 노선 운항에 투입할 수 있다.
예정대로 도입만 된다면 그간 국제선 노선의 약 43%를 차지했던 일본 노선 위주의 운항에서 벗어나는 게 보다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갈 운임을 일본을 가는 게 더 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때 일본 노선은 출혈 경쟁을 부추겨 LCC들의 수익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LCC들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했다.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기 노선에 슬롯(slot)을 확보하고 특가 항공권 출시 등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에 동남아 기반의 해외 LCC들도 현지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빈도를 늘려 시세 확장을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 이후에도 LCC 경쟁은 동남아시아~동아시아에서 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취항지를 뚫는 것이 아닌 잠시 중단된 여정을 재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해당 노선을 운항했던 LCC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부터 동남아 노선이 LCC들의 최대 시장이 됐다"며 "본격 국제선 운항이 가능해지고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LCC들도 운항 편성을 동남아 위주로 짤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CC들의 불모지였던 동유럽이나 미주 등을 공략하는 게 경쟁력 있다고 점치고 있다. 동유럽과 미주 노선은 동남아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신규 노선 개발 등으로 경쟁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 LCC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운임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유럽과 미주 노선을 공략하면서 국적기의 인지도를 넘어선 바 있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가 꽉 잡고 있는 노선이라 '양날의 검'일 수 있지만 수요 확보를 한다면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도 "국내 항공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LCC 중심의 단거리 노선 성장으로 중·장거리 공급력이 상대적으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앞서 지적한 바 있다.
동유럽과 미주와 같은 중·장거리 노선 진출에는 A330이나 A321네오 등의 항공기를 보유한 LCC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LCC업계 관계자는 "항속거리 문제로 B737맥스로는 만석인 상태로 싱가포르 노선을 오가기 쉽지 않다"며 "새로운 단거리 노선에서의 매출은 가능하겠으나, 공급석에서의 매출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장거리 노선을 위해 B737맥스 도입을 검토하겠다"며 "LCC 마켓에서 장거리 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말부터 A330-300을 도입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호놀룰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도시로 진출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A321LR로 국내 LCC 중 최초로 방글라데시 다카 노선을 부정기편으로 운항했다. 올해 연말에는 A321LR보다 약 20석 더 많은 A321네오를 도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