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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야심작 '더현대서울' 미래 백화점 새 모델 제시

    출처:EBN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26 09:04:19

    증권사들이 높게 들어선 서울 여의도 한복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야심작인 '더현대서울'이 베일을 벗었다.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의 타이틀을 차지한 '더현대서울'은 26일 공식 오픈한다.


    이에 앞서 24과 25일 프리오픈을 진행했다. 25일 오전 10시30분경 더현대서울 정문에는 오픈을 하기도 전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고객 20명 정도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입장 전 발열체크와 손소독이 철저히 이뤄졌다.


    우선 하늘로 솟은 빨간색 8개 크레인은 마치 선박을 연상케했다. 으레 10층 안팎으로 단조롭게 건물을 올리는 기존 백화점과는 확연한 시각적 차이가 느껴졌다.


    백화점 내부로 들어서자 8m의 넓직한 동선과 탁 트인 천장이 기자를 맞아줬다. 통상 하부층이 넓고 상부층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백화점 구조와 달리 정사각형 구조로 지어진 더현대서울은 1개층을 한바퀴 도는데만 4분30초가 걸렸다.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 면적만 8만9100㎡(2만7000평)에 달한다.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를 정도로 없는 게 없었다. 특히 더현대서울을 투어하는 동안 '최초', '최대'라는 수식어가 자주 등장했다.



    ⓒEBNⓒEBN


    우선 지하 2층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겨냥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매장이 300평 넘는 규모로 입점했다. 나이키 전 상품 풀 라인업을 갖춘 이 매장은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 1층 식품관 역시 더현대서울의 자랑거리로 손색 없어 보였다. '테이스티서울'로 명명한 식품관에서는 정 회장의 파격 스타일을 느껴졌다. 면적만 1만4820㎡(4483평)로 이 또한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1만3860㎡, 4192평)보다도 크다. 식품관을 돌아보는 내내 맛있는 비쥬얼과 냄새들이 눈과 코를 자극했다.



    ⓒEBNⓒEBN


    특히 지상으로 올라오자 주요 동선 한가운데 심어진 나무와 식물들이 '도심 속 숲속'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분명 백화점에 왔는데 곳곳에 심어진 생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심신이 편안해졌다.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은 고객들에게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현대백화점의 파격 행보가 제대로 부각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상 지상 2~4층은 의류 매장으로 구성해 월 2~3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카페를 배치했다"며 "주요 동선에 고객들을 위한 힐링 공간을 제안해 매출 중심의 공간 구성을 깨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녹지공간을 3400평으로 구성했는데 이는 의류 매장 170여개를 입점시킬 수 있는 규모"라며 "연 10억원의 매출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1700억원의 매출을 포기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에 걸맞게 상품 판매 공간을 의미하는 매장 면적을 줄이고 고객들이 편히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설명이다. 더현대 서울의 영업 면적 대비 매장 면적 비중은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65%)보다 30%(14%p) 가량 낮다.


    매장에 창문을 두지 않는 건 백화점 업계의 오랜 불문율이었지만 더현대서울은 채광을 위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을 도입해 고객들은 햇빛을 보며 쇼핑하고 나무 옆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강남에서 왔다는 직장인 서 모씨(37)는 "강남서 일정이 있어서 들렀는데 너무 크고 좋다. 밥집 종류도 다양하다"며 "다음에 다시 올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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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이곳을 직접 찾아 매장을 둘러본 정지선 회장 역시 이에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에 도전하는 더현대서울의 중장기적 매출 목표는 5년 내 '1조 클럽' 입성이다. 이를 위해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해 고객들에게 삶의 휴식과 힐링을 제공해 집객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난달 정 회장이 발표한 '비전 2030'의 일환으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고객 가치를 높이고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안하겠다는 의지와도 일맥상통한다. 미래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정 회장의 전략이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