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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업계, '금녀(禁女)' 관례 무너진다

    출처: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24 11:23:44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다음달 창립 이래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가 탄생한다. 자본시장법 개정 영향이 크지만 '금녀(禁女)'의 구역이었던 철강사 이사회에 다양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다음달 12일,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유영숙 후보와 장금주 후보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양사 모두 사상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입성하게 된다.


    포스코 유영숙 사외이사 후보는 환경부장관을 역임하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환경 분야 전문가다. 철강업계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기후변화, 탈탄소 등 환경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다.


    현대제철 장금주 사외이사 후보는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 올랐다. 현직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로 회계,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학계와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업무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여성이 이사회 멤버가 된 적이 없었던 양대 철강사에 이 같은 바람이 분 것은 자본시장법 개정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이사회 구성원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게 돼 여성이 최소 1명 포함돼야 한다.


    보수적인 철강업계 문화와 업의 특성도 여성의 이사회 진출에 걸림돌이 됐다. 고온·고압의 작업환경 등으로 인해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하고 인력의 대부분인 현장 인력과 엔지니어 인력도 남성으로 여성 인력풀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포스코 전체 임직원 1만7553명 중 여성은 904명으로 5.2%에 불과하다. 현대제철도 임직원 1만1142명 중 여성은 265명으로 2.4%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까닭에 아직까지 철강업계에서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 탄생은 요원하다. 전체 여성 인력풀도 적지만 사내이사가 될 수 있는 여성 임원은 더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0여명이 넘는 포스코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은 단 2명에 불과하다. 현대제철은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지난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포스코에서 그룹 사상 최초로 여성 사장이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 이유경 설비자재구매실장(상무)이 구매·공급 전문 계열사인 엔투비 사장에 오른 것이다. 여성임원 확대 기조에 따라 오지은 생산기술전략실 상무보도 기술연구원 상무급 연구위원으로 승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의 특성상 철강사 직원의 절대 다수는 현장직과 엔지니어인데 해당 직군에 여성이 원체 없다"며 "인력풀이 넓어야 임원 인력풀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철강사에서 여성 사내이사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