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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 앞세운 은행 오토론 시장 '드라이브'

    출처: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23 10:53:26

    은행업권이 저금리와 자본력을 무기로 오토론(자동차 대출)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초저금리 상황으로 이자부담이 줄어든 고신용자들이 2% 안팎 저금리의 은행 오토론을 찾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신차 구매 대상 오토론 취급액은 1150억원으로 전년 동월(643억원)에 견줘 79% 급증했다. 자동차업계의 상대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1월에도 눈에 띄는 성장세다.


    이는 고가의 수입차 판매 확산세와 흐름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 1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신차 대수는 15만52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국산차 신차등록은 13만3280대로 7.9% 증가했으나, 수입차 신차등록은 2만1973대로 28.8%나 상승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저금리 환경이 펼쳐지며 대출금리도 이례적으로 낮아졌다. 이로써 자동차금융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수입차의 진입장벽도 한층 낮아진 셈이다. 치솟는 집값에 '집 대신 차라도 구입하자'는 MZ세대의 구매심리도 한몫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할부·리스를 통한 판매비중이 높아 낮은 금리는 자동차 수요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은행 오토론 상품은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서를 받아 2% 안팎의 저금리로 제공된다. 최저 7%대인 캐피탈사의 대출 금리와는 대조되는 수치다. 소득수준과 신용도를 고려해 보증서를 발급하는 만큼 은행 오토론은 1~3등급의 고신용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은행 입장에선 보다 낮은 부실위험으로 차량가액에 따른 대출수입을 얻을 수 있다.


    국내 4대 주요 은행의 자동차 대출 상품은 △KB국민은행 'KB모바일매직카대출' △신한은행 '마이카대출' △하나은행 '1Q오토론' △우리은행 '우리드림카대출' 등이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우리드림카대출은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최저 연 1.92%로 실행됐다.


    신한은행은 은행이 아닌 금융사의 자동차 할부, 대출을 사용 중인 고객이 신한 마이카 전환대출로 금융상품을 전환하면 마이신한포인트 5만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장기간 진행해 신규고객 유입을 적극 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획득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 자격을 발빠르게 자동차금융에 활용해 '자동차관리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KB캐피탈의 시세를 바탕으로 기존보다 더욱 상세한 자동차 시세 정보를 제공한다. 내 차 유지비용을 주유비와 기타로 분류해 파악할 수 있고, 은행 매직카대출 상품소개와 가입신청 화면도 연계한다.


    은행별로 제휴카드를 사용하거나 적금가입, 자동이체 등 조건을 충족할 경우 주어지는 우대금리도 은행 오토론의 특장점으로 꼽힌다.


    올해도 오토론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자동차내수를 전년보다 4.4% 감소한 182만대로 전망했다. 경제성장 회복세 예상에도 불구하고, 기업·노동·환경 등 각종 규제 강화와 가계부채 증가 및 소득감소, 민간소비 감소세, 자동차 내수활성화 정책 축소 등으로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보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강도 높은 대출관리 기조를 이어가는 점도 우호적이진 않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9년 초 테마검사 대상으로 은행들의 오토론을 지목하고 대출 쏠림 현상 여부를 점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