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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면받던 10대 건설 회사채, 흥행 성공한 이유는

    출처: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22 09:27:15

    지난해 회사채 시장에서 줄줄이 미매각의 쓴 맛을 본 건설들이 올해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해외사업 리스크는 여전하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백신접종이 시작될 예정이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공급 확대로 돌아선 점이 시장의 투자 심리를 바꿨다는 분석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한화건설, SK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최근 잇따라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주문을 확보하며 흥행을 거뒀다.


    SK건설은 국내에서 건설사 최초로 녹색채권(Green Bond) 발행에 나섰는데 지난 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모집금액 1500억원의 8배를 뛰어넘는 약 1조21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SK건설은 최대 3000억원 규모로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녹색채권은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SK건설은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SK건설은 지난해부터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도 최근 1200억원 회사채 모집에 7100억원이 몰려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수요예측 도입한 이래 2019년 3월 4670억원의 투자 수요 확보 이후 최대 주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에 롯데건설도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의 내실경영 성과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5조원대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약 360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2년 단일물 600억원 공모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3670억원의 수요를 모집했다. 발행 예정 금액의 6배 이상 주문이 몰리면서 한화건설은 12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대우건설도 지난달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를 민평금리보다 낮게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투자자를 확보했다. 통상 사모사채는 민평금리에 사모프리미엄을 가산해 발행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발행이라는 평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은 회사채 시장에서 미매각의 쓴맛을 봤다. 코로나19 여파와 정부의 부동산규제 등으로 건설업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의 경우 지난해 5월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전량 미매각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7월 1000억원 모집에 550억원, 9월 1000억원 모집에 10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건설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일단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해외사업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리스크가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적으로는 규제 일변도였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규모 공급 확대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건설사들의 영업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이 전년 대비 약 25% 증가한 13만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SOC 확대와 그린뉴딜 사업 등을 추진할 경우 건설사들의 공공 부문 수주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올해 분양시장이나 건설경기 분위기는 좋은 편"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에 회사채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