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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국제유가, 지진·한파에 '와르르'

    출처:EBN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임서아 기자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20 09:48:39

    한파·지진 등 자연재해가 세계 곳곳을 덮치면서 반도체 및 원유 시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연재해에 따른 대규모 정전 등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들 가동이 멈췄기 때문이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을 덮친 한파와 폭설로 전력이 부족해지면서 현지 삼성전자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같은 지역 소재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와 독일 반도체 회사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등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NXP와 인피니언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각각 세계 1·2위다.


    반도체는 생산을 중단이 결정되면 생산라인에 있던 제품을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장 재가동까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3일에는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7.3진도의 지진이 발생해 일본 르네사스 이바라키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이 회사는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다. 현재까지도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에는 대만 지진으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공장이 정전됐고 D램 업체인 마이크론 공장도 전력이 끊겨 가동이 멈춘 바 있다.


    이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기준 올해 1분기 자동차 100만대의 글로벌 생산 차질을 빚게 된다. 실제로 GM은 북미 지역 3개 공장의 감산 조치를 오는 3월 중순까지로 연장했다. 포드와 폭스바겐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르네사스는 지난 1월 반도체 가격을 인상했고 TSMC와 NXP도 같은 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중동 한 유전 모습.ⓒ데일리안 DB중동 한 유전 모습.ⓒ데일리안 DB


    국제유가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에서는 한파로 상당수의 정제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텍사스주에서는 정전 및 유정·송유관 동결 등으로 하루 최대 120만 배럴의 원유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의 퍼미안 등 주요 셰일원유 생산 단지도 시설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해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모티바와 엑손모빌의 경우 해당지역에서 400만 배럴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지진의 경우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에네오스 등 2곳 이상의 정제시설 가동을 중단시켰다. 재가동까지 한달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진 등으로 인한 안전문제를 감안하면 기간이 더욱 연장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61.14달러를 기록,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상태다.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매체 반다 인사이트는 "북극 한파로 텍사스의 셰일 유정 상당수가 폐쇄되는 등 공급 측면에서도 상승 압력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지진으로 인한 일시적인 공급 불균형으로 단기 역내 마진의 반등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유가 과잉조절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올해 1분기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