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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테크 수단 오인' 외화보험 급성장…시한폭탄(?)
출처: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19 09:37:13
최근 환율 급변동 속 외화보험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저금리의 장기화와 환율상승 기대감이 보험사의 신규 수익원 창출 유인과 맞물려 외화보험의 판매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외화보험이 보험업계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으로 판매 원칙 위반 시 처벌이 강화되는데 일부 보험사가 환율, 금리 변동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생명보험회사의 외화보험 누적 판매량은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3년(2017~2019년) 사이 연평균 73.2%가 증가했다. 특히 저축성 외화보험 누적 판매량은 전체 외화보험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해약환급금 등의 금전 수수가 미국 달러 등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으로, 납입 보험료를 해외 국채 중심으로 운용하는 구조다.
보험계약자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에 자산을 배분해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자녀 유학자금, 이민자금 등을 마련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다만 보험계약 만기 때 계약자는 외화로 보험금을 수령하는데, 원화로 변경할 경우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 보험료 납입 시점보다 원화가 강세면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다. 원화상품 대비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도 복잡하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외화보험시장의 성장은 생명보험산업의 성장여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사의 수요와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다양화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외국계 보험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장에 삼성생명, 신한생명 등 국내사도 진출하기 시작했고 연금보험, 저축성이 주를 이루던 외화보험은 최근 종신보험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외화보험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보다 앞서 외화보험 시장이 커진 일본은 외화보험 관련 민원이 최근 8년 동안 4.7배나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일본의 외화보험 관련 민원은 2822건에 달했다.
전체 민원 중 판매과정에서 원금손실 위험 등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해 제기된 민원이 67%를 차지했다. 특히 금융지식이나 투자경험이 부족한 70세 이상 고령자 민원이 50% 이상이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부 보험 설계사가 환차익 재테크 수단으로 안내하는 등 불완전판매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작년 10월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융당국은 외화보험이 환리스크 등이 존재하므로 소비자에게 판매 시 설명의무를 강화했는지 여부를 보험사를 대상으로 상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25일 시행되는 금소법에 따라 금융회사는 6대 판매원칙이 적용된다. 이를 위반하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게 된다. 외회보험이 금소법 적용 시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의 불완전판매 자정 노력이 필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집인이 설명의무를 잘 이행하도록 내부 점검을 철저히 하고 소비자에게 외화보험 상품의 특성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금소법 시행으로 소비자보호가 중요해진 시기이므로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정책 대응을 참고해 국내 상황에 적합한 조치를 고려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외화보험 판매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한 상태다. 고령계약자가 외화보험 계약 체결 시 친족의 동석을 요구하는 등의 보호조치를 시행했고 은행으로 가는 판매수수료 체계도 재검토 중이다.
대만에서는 외화보험 모집자격 시험을 도입하고 판매과정에서 상품설명 의무를 강화는 등의 자율운영규정을 제정했다.
변 연구위원은 "해외사례를 참고해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유용한 보험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