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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달라졌다…서서히 빛 발하는 '위드 포스코'

    출처:EBN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이경은 기자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18 10:16:45

    국내 재계에서 포스코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현대자동차그룹 및 SK그룹 등 타대기업들과 대형사업 협력을 위한 접촉이 잦아지고 있는 것. 지난 반세기 동안 포스코에서 이같은 행보를 찾아보기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주력사업인 철강 부문이 만성화된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성장에 한계가 온 만큼 사업다각화를 위해서는

    다른 대기업들과의 기술 및 경영노하우 공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지난 16일 최정우 회장과 정의선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 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그룹 차원의 사업제휴를 맺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부터 올 초에 걸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두차례 직접 만나 사회공헌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조만간 SK그룹과 사회공헌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아우르는 제휴관계를 맺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사업과 ESG는 현대차와 SK가 각각 그룹 차원에서 사활을걸고 추구하는 패러다임이다. 포스코가 회장까지 나서 이들과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것은 관련 노하우를 습득해 실리를 챙기겠다는 발상인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수십년간 포스코는 굳이 모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타대기업과 빅딜을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주력인 철강부문에서 고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중국 철강의 비약적인 생산량 증가로 더 이상 철강 부문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이차전지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정준양 전 회장 때부터 10여년간 관련기술 연구·개발(R&D)이 진행돼 왔고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사업 확대를 위한 타기업과의 기술노하우 공유까지 가능해졌을 정도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최정우 회장의 실리주의도 포스코 조직문화 변화에 한몫했다. 역대회장들과 달리 비(非)서울대학교 출신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은 최정우 회장은 2017년 취임 이후 100대 개혁과제를 통해 보수적이고 정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비철강 및 신사업 부문 강화로 포스코의 미래를 대비하는 동시에 지난 반세기 동안 회사의 주류였던 철강부문의 자성과 개혁을 유도했다.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기업시민 기치, 즉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워 전 정부와의 유착 논란으로 훼손됐던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힘썼다. 사적 친분 외 거의 왕래가 없었던 재벌 오너가와 비즈니스 차원의 접촉이 잦아진 것도 최정우 회장 때부터다.


    포스코는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수소사업 부문 제휴를 넘어 이차전지 등 다른 신사업도 타대기업과 추가로 협업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나 대기업들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이차전지 및 수소, LNG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초기 단계인 만큼 공급사슬 구축과 고객사 형성 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SK와는 사회적 가치가 맞았고 현대차그룹과는 수소 사업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사업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것은 협업하면서 다양한 사업기회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