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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쇼크, 조 단위 적자 메꾼다"…정유업계 회복 기지개

    출처:EBN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18 10:15:36

    정유업계는 지난해 코로나 충격으로 5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내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도 코로나 여파가 이어지면서 실적 정상화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마진 상승을 유도하고 있고 백신 보급 등에 따라 수요 회복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등 시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어 정유사들은 실적 반등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는 4개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를 통틀어 5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해 정유사업에서 상반기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이후 3분기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코로나 재확산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은 주력사업인 정유사업에서 나란히 큰 적자를 냈다. 코로나 팬데믹 확산에 유가가 급락한데다 석유제품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 이하로 유지돼 이중, 삼중의 타격을 받았다.


    올해 정유업계는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영향이 상반기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 개선이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백신 효과가 본격화될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를 찍은데다 정제마진도 소폭 반등하면서 시황 개선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0.05달러로 13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계획된 글로벌 설비 증설도 제한적이라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정유업계는 코로나 회복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수요 시황에 따른 보수적인 운영을 유지한 채 수익성 확대 차원에서 석유화학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실적 정상화를 시현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지난해 정유사업의 쇼크에도 석유화학사업에서 이를 만회하며 일정 부분 손실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도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강세가 전망돼 석유화학이 실적에 미치는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 달성에 성공했는데, 프로필렌·에틸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고부가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과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올레핀 하류시설(ODC)의 가동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이에 4분기 정유사업이 897억원의 손실을 내는 동안 석유화학사업은 727억원의 흑자를 냈다.


    정유사들은 석유화학 사업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오는 2030년까지 석유·화학 생산 비중을 12%에서 2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여수 제2공장 인근에 올레핀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도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에틸렌·프로필렌·폴리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함께 정제마진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정유 실적의 본격적인 반등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정유 사업의 점진적 회복과 함께 다운스트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다각화에 나서 경영 실적 개선을 시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