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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바이오 잇단 기술수출 '저력 과시'

    출처:EBN 김신혜 기자 (ks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18 10:15:07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초부터 기술수출 소식을 전하며 K바이오의 저력을 증명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10조 이상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K바이오는 올해도 잭팟 릴레이 조짐을 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C녹십자랩셀은 관계사인 미국의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가 미국 MSD와 총 3가지의 CAR-NK 세포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8억6600억원(2조1460억원)이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500만달러(약 170억원), 단계별 성공에 따른 마일스톤은 9억6675만달러(약 1조800억원)다. 상업화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받게 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대 3번째 규모에 달하는 2조원대 원천 플랫폼 기술 수출로 K바이오 기술수출 신화를 잇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계약으로 이들 회사는 총 3가지의 고형암을 타깃하는 CAR-NK세포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CAR-NK 항암면역세포치료제는 암세포만 구별해 공격하는 NK세포에 암세포에만 결합하도록 조작된 CAR 단백질을 발현시켜 NK세포 암 살상력을 증가시킨다. 기존 차세대 면역항암제보다 안전성이 우수하고 자가 NK세포가 아닌 타인의 NK세포도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GC녹십자랩셀 관계자는 "녹십자랩셀·아티바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고형암·혈액암 타깃의 파이프라인까지 합하면 플랫폼 기술 전체 가치는 이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빅딜은 양사의 글로벌 수준 역량이 더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바이오벤처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과거 신약 기술수출은 대형 제약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이젠 제약·바이오 업계 전체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플랫폼 기술로 수출을 확대하는 바이오기업으로는 알테오젠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조원대 기술수출 성공한 알테오젠은 지난달 7일 인도의 인타스 파마슈티컬스에 정맥주사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에 대한 독점적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알테오젠은 계약금 600만달러(66억원), 마일스톤 1억900만달러(1200억원)을 받게 된다.


    ALT-B4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약물이 인체 피하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이를 활용하면 단백질 제제의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제로 바꿀 수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해까지 이 플랫폼 하나로 6조원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탁월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러 건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며 "올해도 지속적인 기술수출이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을 보유한 또 다른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있다. 이 회사는 '약물-항체 결합(ADC)'이라는 원천기술로 지금까지 4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총 규모는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같은 기술수출 쾌거에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된 이후 글로벌 제약사가 이를 도중에 반환하는 일이 몇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단계에서 이같은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해야 하는데 글로벌제약사가 슈퍼갑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점적인 기술을 보유하면 그나마 공평한 계약이 가능하다"며 "결국엔 기술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당분간 기술수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이전을 한 기업들은 올해 마일스톤 수익이 가시화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잭팟급 계약 소식이 꾸준히 들려오는 것은 한국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K바이오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