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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진·美 한파 속 정제마진 반등…정유업 적자 탈출 청신호
출처:EBN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2/18 10:12:58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로 석유제품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후 이변'이 정유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미국 텍사스에 몰아닥친 한파로 미·일 지역의 정유설비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정제마진 반등이 탄력을 받았다.
1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정제마진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배럴당 1달러 중반 대에 안착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
작년 한해 동안 계속 마이너스와 1달러 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정제마진도 이달 16일 기준 2.1달러로 상승했다. 정유사의 손익분기점 마진으로 여겨지는 4달러 대를 향해 반등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제마진의 반등 가능성을 높인 이유로 등유와 경유의 마진이 꼽힌다. 일본은 난방유로 등유를 사용하는 국가다. 때문에 보통 겨울에 등유 수요가 치솟는데 지난 13일 후쿠시마현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일본 내 2개 이상의 정제설비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외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이네오스(ENEOS)의 센다이 정제설비(하루 14만5000배럴 규모)가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가동을 멈췄다. 또한 도쿄 만에 위치한 이네오스 네기시 정제설비(하루 27만 배럴 규모)도 지진에 따른 정전으로 문을 닫았다. 일본 석유협회는 지난 6일 기준 일본 등유 재고량이 10% 감소한 1170만 배럴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큰 수혜를 본적이 있다"며 "이번 후쿠시마 지진 이후 여진까지 발생하면서 일본 정유사들이 안전 문제로 가동을 줄이거나 가동을 멈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유공장 특성상 가동을 다시 시작하려 해도 준비 기간만 2~3주가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일본발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 미국 남부 텍사스에 30년 만에 불어닥친 한파로 정전이 발생하며 모티바(Motiva)·엑손모빌(ExxonMobil) 등 400만 배럴 규모의 정제설비가 가동을 멈췄다. 정유 및 화학 설비가 집중된 미국 남부 지역은 이번 한파로 전력·용수·연료 공급 어려움으로 가동 중단하는 정제설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7년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정제설비가 밀집한 걸프만에 직격탄을 날린 이래 최대 규모의 정제설비 가동 중단 사태로, 유가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유(WTI)는 배럴당 60.5달러를 기록, 종가 기준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은 것은 13개월만에 처음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미국 정유·화학 설비의 셧다운으로 걸프 연안에 연료를 의존하는 다수의 지역에서 휘발유부터 프로판까지 모든 석유제품의 공급 부족 및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며 "석유산업이 코로나 대유행 기간 중 이미 생산량을 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석유제품 공급 부족 영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정유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하면서 스크랩(Scrap·설피폐쇄)도 빈번했다. BP는 작년 말 호주 내 최대 정제설비(하루 14만6000배럴 규모 생산)를 올해 중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엑슨모빌도 하루 9만 배럴 규모를 생산하는 호주 내 정제설비를 폐쇄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올해 3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100만 배럴 규모에 달하는 특별 감산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 보급률 상승,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이후 석유 수요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주·유럽·미국 등지에서의 수급밸런스 개선으로 위축된 석유 수요가 기지개를 켤 때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게 돼 기존 정유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이 맞물려 지난해 적자를 나타냈던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1분기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DB금융투자 한승재 연구원은 "일본 지진으로 인한 일시적 공급 불균형으로 단기 역내 마진의 반등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유가의 오버슈팅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올해 1분기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