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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한 몸' 된 정비사업, 시장 레드오션화 가속

    출처: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1/14 14:39:00

    연초부터 정비시장이 건설사들의 출혈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물량 가뭄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일감 부족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에까지 눈을 돌리면서 중소건설사들의 일감 잠식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상계2구역 재개발은 10만842㎡ 부지에 22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등을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4776억원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벌써 두번째 정비사업 수주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동작구 흑석동 흑석11구역(1509가구)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단독으로 수주해 주목을 받았다.


    삼성물산도 지난 9일 도곡삼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돼 신축년 첫 수주를 기록했다. 도곡삼호 재건축은 약 915억원 규모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540번지 일원에 지하3층~지상18층 규모 아파트 4개동, 308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신정마을 9단지 아파트 리모델링을 수주하며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기존 812가구를 리모델링해 914가구로 탈바꿈되며 공사비는 2280억원 규모다.


    연초부터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비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세금과 대출 규제,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정책을 쏟아낸 터라 먹거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서는 △강남구 일원 개포한신 △용산구 한남2구역과 한강멘션 △은평구 불광5구역 △동작구 흑석9구역 등이 시공사를 선정할 전망이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경기도 과천 주공 5·8·9단지 △부산 우동1구역 △창원 신월1구역 등이 정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규제 여파로 물량이 많이 줄었고 부산 등 지방에서 알짜 사업지가 간간이 나오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이미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물밑 경쟁이 뜨겁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개포한신이다. 364가구 아파트를 최고 35층, 489가구로 탈바꿈하는 개포한신은 공사비만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오는 3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고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데 사실상 올해 유일한 강남권 재건축 사업지로 알려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재건축이 관심 사업지다. 지난 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DL이앤씨(옛 대림산업)·GS건설 등이 참여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동1구역은 기존 아파트를 1476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약 5000억원 규모다.


    올해 정비사업은 물량도 물량이지만 '매머드급' 사업지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에만 은평구 갈현1구역(공사비 9200억원), 서초구 반포3주구(8087억원), 용산구 한남3구역(1조7000억원) 등 1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지가 많았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 간 경쟁은 물론이고 지방·중소 건설사와의 수주 양극화도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단 서울과 수도권 물량 감소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지방으로 옮겨지면서 지방을 거점으로 하는 중소건설사들의 수주 환경은 더 열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비사업 가뭄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규모에서 밀리는 중소·지방 건설사들은 심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