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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노조 파업 분수령…선박 부족 해운업계 물류난 우려
출처: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0/12/24 08:47:02
국내 유일 국적 원양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노사간 임금 인상 갈등으로 사상 최초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물동량 증가에 선박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물류난 가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앙노동위원회는 HMM 노조가 신청한 임금 인상 관련 1차 조정신청결과를 발표한다. 오는 29일에는 2차 조정신청결과가 나온다.
노조는 1·2차 조정신청결과에 따른 사측과의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파업이 이뤄지면 지난 1976년 회사 창립 이후 최초다.
HMM 노조는 육상직원과 해상직원으로 나뉜다. 해상노조는 현행법상 운항 중이거나 해외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은 파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국내에 정박 중인 선박은 파업이 가능하다. 따라서 국내 입항시 항구 터미널에 배를 대지 않고 화물을 내리지 않는 방법으로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출 물류란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때 화물 하역이 이뤄지지 못하면 제때 화물을 싣지 못하고 자연히 출발 시간도 늦춰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산은은 "HMM 노사 간 임금협상과 관련해 향후 쟁의 행위에 따른 해운물류 차질 가능성 등이 제기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2018년 이후 HMM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이 지원된 점,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원활한 해운물류 지원이 필요한 상황 등을 고려해 HMM이 대표 국적 원양선사 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노사가 합심해 해결방안을 조속히 찾을 것"을 촉구했다.
HMM은 노조와 꾸준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합의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조와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HMM 해상노조와 육상노조는 각각 6년, 9년간 임금이 동결된 상태다. HMM은 지난 9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올해 해운 업황 호조로 흑자전환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고 있다. HMM 해상노조는 해운업 재건을 위해 그동안 고통을 분담해왔는데 사측의 임금 인상 1% 제시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동조합 위원장은 "채권단과 사측은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매출 대비 매우 적으나 인건비를 줄여서 부채를 상환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선원들은 격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에서 제시한 임금 임상안은 1%로 6년 간 급여 동결을 감안하면 직원들을 기만한 수준"이라며 "이에 선원들은 격분해 임금 인상을 포기하고 사상 초유의 해운 파업을 요구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