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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없으면 다 접어"…통신사, 체질개선 속도
출처: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1/28 09:53:59
통신사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를 매각하며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인 동시에 전통사업인 이동통신 이외의 신성장사업 발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매각하기로 했다. 정식 양수양도 계약일은 다음달 23일이다. 인수 가격은 총 1352억8000만원이다.
SK텔레콤은 매각 이후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와 한국 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상 어려움이나 자금 필요 등의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통신업계는 통신업 경쟁상황과 SK텔레콤 사업 방향이 완전히 변했다는 데 주목한다.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외의 사업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야구단 운영을 통한 마케팅과 브랜드 노출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빅테크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신성장 핵심 사업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시켰고 ADT캡스는 SK인포섹과 합병했다. 또 티(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11번가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한다.
SK텔레콤은 올해 본격적으로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당장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등이 IPO 대상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도 2023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KT도 최근 무전기 기업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하는 등 '탈(脫)통신'을 선언하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KT가 통신사업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KT는 KT파워텔 매각으로 IT·통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의 재원을 확보해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사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KT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KTH와 KT엠하우스 간의 합병을 발표하며 KT그룹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통한 유통분야 사업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이어 지난 12일 엔지니어링 전문 그룹사인 KT이엔지코어의 사명을 KT엔지니어링으로 바꾸면서 체질개선을 꾀했다. KT텔레캅, KT서브마린은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사업자 현대HCN을 인수한다. KT는 또 다른 케이블TV사업자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확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강화해 유료방송 시장 구도를 KT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KT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콘텐츠 전문 기업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다. 그룹 콘텐츠 사업을 총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KT의 웹소설·웹툰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를 통해 발굴한 원천 IP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협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는 한편 K-콘텐츠 육성과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며 콘텐츠를 KT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통신사' 꼬리표를 떼는 데는 이동통신시장의 정체 때문이다. 선택약정할인(20%에서 25%로 상향) 등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으로 성장이 어려워졌다. 각종 규제도 통신사들의 탈통신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통신사업 외 수익 창출원을 IPTV, OTT 등 미디어 사업에서 찾고 있다"며 "여기에 5G, AI 등에 기반한 B2B 사업에서 성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업의 수익성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고비용 사업은 줄이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인수합병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