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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간판 떼는 KT…무전기 이어 유선전화도 매각?
출처: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1/26 14:15:53
'탈(脫)통신'을 선언한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KT파워텔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구현모 KT 대표의 그룹 구조개편이 속도를 낸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핵심 통신사업 기반의 신사업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매각·분사 등 후속 개편도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3월 안으로 KT파워텔 지분 전량(44.85%)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 업체인 아이디스에 넘긴다. 매각 규모는 406억원이다.
KT파워텔은 1985년 설립된 KT그룹의 1호 그룹사이다. 항만전화·디지털TRS·세계최초 LTE-PTT서비스까지 무전통신 전문 기업이다. 무전통신 시장 국내 1위지만 연매출이 2010년 1270억원에서 2018년 651억원, 2019년 62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결국 KT는 KT파워텔 매각으로 IT·통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의 재원을 확보해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사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KT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KTH와 KT엠하우스 간의 합병을 발표하며 KT그룹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통한 유통분야 사업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이어 지난 12일 엔지니어링 전문 그룹사인 KT이엔지코어의 사명을 KT엔지니어링으로 바꾸면서 체질개선을 꾀했다.
구 대표는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해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의 강점을 경쟁력으로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KT그룹 재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유선 부문을 분리하는 KT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PSTN(집전화) 사업 철수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권은 기존 통신 부문을 유선, 무선, 미디어 사업으로 나누고 금융, 부동산, 위성 사업부문을 병렬로 배치하는 가운데 지주회사로 전환, 기존 KT가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맡게 되는 개편을 예상한다. 다만 유선사업부문 직원 및 노조 반발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PSTN 사업 축소를 승인해줄지도 관건이다.
KT파워텔 노조 역시 이번 매각과 관련해 "우수 그룹사이자 국가 기간통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KT파워텔을 연관성도 전혀 없고 시너지 조차 없는 CCTV제조사에 헐값에 팔려 한다"며 "제2, 제3의 그룹사 매각이 나오지 않도록 필요시 총 파업을 불사하겠다"고 저항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적자 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고 플랫폼 사업 등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며 "KT의 가장 큰 약점인 과다한 영업비용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체계적인 인건비 및 제반 경비 감축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사업자 현대HCN을 인수한다. KT는 또 다른 케이블TV사업자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확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강화해 유료방송 시장 구도를 KT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KT텔레캅, KT서브마린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KT텔레캅의 경우 최근 경쟁사인 ADT캡스가 SK인포섹과 합병을 결의했다. KT텔레캅은 에스원, ADT캡스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다. 시장지배력 확보를 위해 기업고객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T서브마린의 경우 지난해 10월 LS전선에 매각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꾸준히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