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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 들어온 메리츠증권, 10년만에 덩치 '10배'
출처: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1/22 11:13:30
대형 증권사로 진입한 메리츠증권이 포효하고 있다. 성장가도 10년만에 10배 규모 덩치로 불어난 메리츠증권은 동종업계 대형사로 불리는 KB증권과 엇비슷한 규모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금융사고에서도 자유롭다. 증권업계가 사모펀드 환매 연기 사고로 증권업계가 뒤숭숭한 상황이지만 메리츠증권만은 예외다.
이밖에 ELS 마진콜 사태 및 동학개미 '빚투' 우려에서도 거리가 멀다. 심지어 수익성 원천이 되는 보증부채를 과감히 정리하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여유까지 가진 모습이다. 이렇다보니 경쟁사들이 메리츠증권을 앞으로 눈여겨 봐야할 대형사라고 꼽는 이유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공시 기준 지난해 3분기 자기자본 규모는 4조6364억을 기록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4분기 자기자본이 4조9000억원~5조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대형증권사 그룹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자기자본 규모다.
업계에서 독보적인 자본력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3분기 자기자본 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자기자본 10조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초대형 투자금융(IB)그룹인 △NH투자증권(5조7735억원) △한국투자증권(5조5759억원) △삼성증권(5조1992억원) △KB증권(4조9407억원)은 지난해 3분기 4조원후반을 넘겨 5조원대가 됐다. 이들 증권사는 올해 대부분 6조원을 향한다.
메리츠증권이 이들을 뒤따라 대형사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는 사이 초대형IB 그룹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사모펀드 사고에 발목이 붙잡혔다.
△신한금융투자(4조4400억원) △하나금융투자(4조2965억원)는 자기자본으로는 이미 초대형IB에 속하지만 사모펀드 사고를 만나 잠시 내부 정비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5000억원을 기록하던 2010년,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부임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해왔다.
올해 초 자기자본이 약 5조에 육박하는 만큼 10년 사이 10배 규모로 덩치로 불어난 것이다.
메리츠증권의 이같은 퀀텀 점프는 2010년 최 부회장과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실용주의와 속도경영에 힘입었다.
이 결과 거의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분기 순이익 1000억원을 꾸준히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두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는 '마법'같은 경영을 선보였다.
이같은 실적 이면에는 우수한 자산만 골라내는 구조조정(2011년)과 지점 통폐합을 통한 경영 효율화가 선행돼 있다.
이후 우량자산인 아이엠투자증권을 저가에 인수한 데 이어 메리츠캐피탈 자회사 편입했다. 이런 다양한 구조 개선책과 RCPS 발행을 통한 자본력 강화를 통해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book)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활용해 기업금융 틈새 시장을 확보한 것도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지점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2015년 1조원대였던 자기자본이 3조원대로 불어난 데에는 아이엠투자증권 합병과 캐피탈 자회사 편입 이후 신용공여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2020년에는 종금(종합금융) 라이선스도 반납했기 때문에 메리츠의 진면목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메리츠증권의 급성장에 경쟁사들도 ‘업계 최고의 성장 동력을 가진 증권사’로 꼽길 주저하지 않는다.
경쟁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종금 면허가 만료되는 것을 감안해 대형사로서의 정체성과 사업스탠스를 고민한 것 같다"면서 "타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사고로 신음할 때, 메리츠증권은 상품 리스크 없이 독야청청하게 이익을 실현내가고 있어 동종업계 사이에서 메리츠증권은 이미 대형사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장가도 속에서도 메리츠증권은 지난 한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부문을 정리해왔다.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감안한 선제적 대응이다. 금융당국의 부동산금융 규제도 이런 결단에 영향을 미쳤다.
이 결과 부동산PF의 비중을 줄이고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및 파생상품, 자산관리 쪽으로 사업과 상품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결단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2081억원과 22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72.2%와 57.3% 늘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4206억 원과 5745억 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7.4%, 26.7% 늘었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향상됐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1562%와 712%로 직전 분기 말 대비 173%포인트와 19%포인트 개선됐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적극 위험관리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췄다”면서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양질의 투자로 건전한 투자포트폴리오를 유지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꾸준한 성장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그간의 자산정리 및 포트폴리오 조정 영향으로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20일 메리츠증권에 대해 "4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1215억원으로 컨센서스는 부합하겠지만 KB증권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면서 "요주의 등급 대출과 투자자산에 대한 추가 충당금 부담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원의 실적은 대체로 양호할 것"이라며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전분기대비 7.7% 감소하고 채권평가이익 감소 등 영향으로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이 13.9% 줄겠지만 이는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HOLD)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는 4200원으로 기존보다 12.5% 낮춰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