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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아진 '만능통장'…은행권, 판매 재시동
출처: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1/15 14:42:11
출시 이후 혹평을 받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부터 ISA 가입 문턱이 대폭 낮아지고, 주식 투자는 물론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까지 검토되면서다.
지난해까지 '만능통장'이란 수식어가 무색하게 낮은 수익률과 가입, 투자 제한 등으로 매월 가입자가 줄어들어 들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다시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ISA는 매월 1만여명씩 가입자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2019년 말 192만311명이었던 은행권 ISA 가입자수는 매월 감소해 지난해 11월 말 179만4895명으로 줄었다. 1년 만에 6.66%가량 줄어든 셈이다.
가입자 감소의 이유는 한도를 꽉 채워 굴려봐야 이자소득세 감면액이 몇만원에 불과하고, 투자 원금을 5년간 빼지 못하는 제약 때문이다. 출시 초반 금융회사 마케팅으로 가입해 1만원만 넣어두고 그대로 방치한 휴면 계좌가 대부분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부터 ISA 제도가 개선되면서 가입자가 늘지 주목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ISA의 자산 운용 범위를 확대해 국내 상장 주식 투자를 허용한다. ISA는 예·적금이나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할 수 있는 절세 통장이다. 계좌 내에 들어 있는 상품의 손익을 통산해 만기 인출 시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만기는 3년 이상 범위에서 투자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계약 만기 시에는 연장도 가능하다. 종전까지는 만기가 5년인데다, 단축이나 연장이 안 되다 보니 5년간 자금이 강제로 묶인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만기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주식 투자가 허용되면서 주식과 ISA 계좌에 있는 다른 상품 간 손익통산도 가능해진다. 2년 이상 ISA로 투자하면 투자금의 5%, 최대 150만원까지 매년 세액공제도 제공된다.
예를 들어 ISA 계좌에서 다른 금융상품으로 500만원 이익을 보고 주식으로 300만원 손실을 본 사람의 경우 손익통산 시 총 수익이 200만원이므로 과세되지 않는다. 비과세 기준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9%로 분리 과세한다. 절세 혜택이 커지는 것이다.
납입 한도는 연 2000만원이나 올해부터 이월 납입도 허용된다. 예컨대 투자자가 가입 1년 차 때 1000만원을 납입했다면 2년 차 때에는 전년도 한도에서 이월된 1000만원을 합해 총 3000만원까지 자금을 납입할 수 있다.
가입 대상도 농어민 및 소득이 있는 자에서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로 확대된다.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 15∼19세도 가입이 가능하다. 청소년과 주부까지 가입 대상이 확대되는 셈이다. 개정된 내용은 올해 1월1일 이후 가입·연장·해지분부터 적용된다.
은행들도 올해 ISA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안으로 상장 주식을 편입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근 국민은행은 ISA 신규 가입 고객을 늘리기 위한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투자자 유치에도 나선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ISA 상품을 통해 많은 고객들이 절세와 자산관리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고객이 다양한 ISA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온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주가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많은 비용이 수반되고 증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도 만만치 않아 고객에게 돌아가는 이윤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 개편 직후인데다 시스템 개발에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만큼 대부분의 은행들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상품 개발로 수익률이 늘고 가입자도 다시 늘어나게 되면 다른 은행들도 경쟁적으로 투자,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