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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를 지다니...부수고 태우고 샹젤리제 무법천지

    출처:    편집 :编辑部    발표:2020/08/25 10:20:50

    파리는 한마디로 무법천지가 됐다. 23일(현지 시각)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이 바이에른 뮌헨에 0대1로 패배하자 파리 시내에는 아쉬움을 과격하게 표출하는 축구팬들이 난동을 부려 아수라장이 됐다.
    결승에서 PSG가 패배하자 과격 축구팬들이 길거리 차량을 불태웠다./AFP 연합뉴스

    이날 밤 PSG가 창단 50년만에 처음 진출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우승컵을 안지 못하자 실망한 축구팬 수천명이 시내 곳곳에서 가게를 부수고 길거리에 세워진 자동차를 불태웠다. 시내 중심부 샹젤리제거리에서는 한 보석 가게가 약탈당했다. 사람이 다칠 수 있는 화력이 센 폭죽을 터트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밤 경찰이 체포한 사람만 148명에 달했다.

    경찰은 경기 전후로 시내 중심부 17개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샹젤리제거리를 중심으로 시내 곳곳에 차량 통행을 차단하며 난동꾼들을 제어하려 했지만 막지 못했다. 새벽까지 과격한 축구팬들이 행패를 부리는 바람에 부상당한 경찰관이 16명에 달했고, 습격당한 상점은 12곳에 달했다. 경찰을 향해 유리병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PSG의 패배가 확정된 뒤 길거리 차량을 난동꾼들이 옆으로 세워놓았다/AFP 연합뉴스
    ‘세계의 문화 수도’ 파리는 툭하면 과격한 젊은이들이 난동을 부려 난장판이 되고 있다. 특히 2018년 ‘노란 조끼’ 시위 이후 이런 현상은 심각해졌다. 더구나 요즘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프랑스에서 하루 4000명 넘게 나오고 있어 단체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지만 과격 축구팬들은 이를 무시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동안 PSG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 앞에 모여 응원하는 파리 축구팬들/EPA 연합뉴스
    파리경찰청은 이날 밤 경찰관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 40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파리에서는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점에서는 야외에서도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샹젤리제거리에서 PSG의 패배를 아쉬워하는 젊은 남녀/신화통신 연합뉴스
    툭하면 샹젤리제거리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젊은이들 중에서는 중동계 이민자나 흑인 등 유색 인종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사회에서 인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를 고려하면 차라리 PSG가 패배한 것이 나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승리했다면 수만명이 껴안고 자축하느라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됐을 것이라는 의미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후 파리는 불타는 도시가 됐다/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