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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뾰족 지붕, 네모난 窓… 장욱진 '집과 아이', 미술관 품으로

    출처:    편집 :编辑部    발표:2020/08/30 14:53:41

    경기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측은 이달 초 장욱진(1917~1990)의 유화 '집과 아이'(1959)를 유족에게서 구매했다. 삼각 지붕의 길쭉한 집 안에 작은 아이가 들어간 작품으로, 미술관의 뾰족 지붕과 네모 유리창, 흰 외벽을 즉각 연상시킨다. 조현영 관장은 "장욱진의 '집' 연작 중 미술관의 조형적 정체성을 함축한 대표작"이라며 "미술관 건축에 영감을 준 그림을 소장하게 돼 의의가 크다"고 했다.

    미술관은 위에서 조감하면 장욱진의 '호작도'(1984) 속 호랑이 같고, 땅에서 보면 '집과 아이'와 유사하다. 건물을 설계한 부부 건축가 '최·페레이라 건축'의 최성희(52)씨는 "장욱진의 영혼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 도록을 계속 보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미술관 앞에는 여름마다 아이들이 모여 노는 개천이 흐르고 있다. 최씨는 "부지를 둘러보면서 개천에서 물장난하는 아이들을 보게 됐다"며 "아이처럼 천진했던 장욱진의 정신이 담긴다면 그림 속 아이처럼 관람객이 편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했다. 2014년 세워진 이 미술관은 그해 '김수근 건축상'을 받았고, 영국 BBC 선정 '위대한 8대 신설 미술관'으로 소개됐다.

    작품 구입은 미술관 개관 후 이번이 처음이다. 소장품 230여 점 전부 유족에게 기증받은 것이다. 미술관 측은 "의회와 시를 설득해 구입 예산 3억원을 마련했다"며 "그간 베풀어 준 유족에 대한 예우 차원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3억원으로 '집과 아이'뿐 아니라, 집 밖의 세 가족을 그린 '가족'(1976)도 구매했다. 집과 가족은 장욱진을 대표하는 주제. "시중 가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향후 작품의 안전한 관리와 전시·연구 등을 위해 유족이 배려해줬다"고 했다. 현재 장욱진의 다른 작품 기증도 논의되고 있다. 협의가 끝나면 이번에 구매한 두 그림과 함께 내년 초 '신(新)소장품전'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