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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 M&A 판도 '흔들'…8일 본계약도 미지수

    출처:http://bada.ebn.co.kr/news/lists?kind=&key=&shword=&period=&page=656    편집 :编辑部    발표:2019/02/19 11:04:02

    ▲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 구조물.ⓒ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인수자인 현대중공업과 오는 8일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치권까지 번진 반대여론에 상세일정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매각 본계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 시간 및 장소, 방식 등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계약을 하루 앞두고 상세일정을 정하지 못한 것은 M&A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동조합으로부터 촉발된 매각 반대 움직임이 워낙 거세다.

    양사 노조는 지난달부터 줄곧 단체행동을 불사하고 있다. 조선업 등 많은 사업부문이 중복되는 양사 사업구조상 합병 시 장기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산은 측이 곧바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해명했으나 구체적이지 않은데다 매각결정 과정도 불투명했던 만큼 노조 측은 미덥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대 여론은 중소 기자재업계나 거제시 및 김해시 등 조선 관련업종이 대다수 분포한 지방자치단체에도 확산된 상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최근 "대우조선의 독립경영을 통한 고용안정 보장과 기존 협력사와 기자재업체들의 생태계 보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 대안 없는 일방적 매각절차는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허성곤 김해시장도 "대우조선 매각으로 김해시 소재 기자재업체에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노조의 매각 반대 운동과 연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구 의원들도 여야 할 것 없이 "현재 대우조선 매각은 대안이 없는 일방통행"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조선업종 노조연대 파업 모습, 사진은 본문과 무관함.ⓒEBN
    이같은 반대여론 확산에는 산은의 어설픈 중재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조선업계 등에서 제기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과격한 투쟁과 파업으로는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 "회장 자리를 내놓겠다는 각오로 M&A를 성사시킬 것"이라며 강행돌파를 연상케 하는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심지어 대우조선을 포함한 산은이 관리하는 회사의 CEO들에 대해서도 "정성립 사장이나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어차피 임시관리자"라며 그동안의 경영정상화 노고를 평가절하하는 뉘앙스로 파문을 야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M&A 관련 의혹을 해명하겠다고 나선 자리에서 감정이 앞서 있는 노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기름에 불을 놓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천신만고 끝에 본계약이 체결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는 물론 각국 기관들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대기업 합병을 권장하는 국내야 그렇다 쳐도 전무후무한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과점을 우려하는 해외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을 반길지는 의문이다. 업종 사이클상 불황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인수자의 재무상태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M&A 리더십이 실종된 상황인 만큼 본계약 보류는 물론 대우조선 M&A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M&A업계 관계자는 "현재 판도 자체가 인수자가 아닌 피인수자의 대주주가 주도하는 다소 보기 드문 사례"라며 "매각 성공이나 실패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