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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간 20조 해외송금 선점하라…시중은행 '각축'

    출처: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3/05 09:42:13

    시중은행들이 연간 20조원 규모의 해외송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정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높은 수수료를 물고 일주일에 달하는 장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해외송금 과정이 대폭 개선될 예정으로, 이 시장은 앞으로 성장세를 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 TF는 국가간 지급서비스의 개선방안 및 종합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다. 국외 송금업무를 취급하는 우리나라 외국환은행과 핀테크 기업 등 민간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환거래은행을 이용하는 기존 국가간 송금 프로세스는 다양한 비효율이 발생했다. 국내 은행들은 외국에 소재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이용해 송금업무 등을 하는데, 이런 외국은행을 환거래은행이라고 한다.


    자금이 지급인에서 수취인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중개기관(최대 4개)의 확인 과정을 거친다. 환거래은행의 컴플라이언스 업무 수행으로 국외 송금 시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체 속도가 느리고,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을 수반한다. 국외 송금 시 송금비용은 송금금액의 7% 수준(국내 송금비용의 10배)이고 소요 기간도 최장 7일에 달한다.


    BIS를 중심으로 26개 중앙은행은 각국의 중요 지급결제시스템을 직접 연계해 기존의 환거래은행망의 개입을 축소하고 국가간 송금 프로세스의 단축을 도모하는 글로벌 중장기 프로젝트를 2025년까지 진행한다. 지급결제시스템 연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각 회원국의 로컬 은행 및 핀테크 등 지급기관 간의 서비스 연동이 가능, 효율성 및 속도 개선이 기대된다.


    한은 관계자는 "환거래은행의 개입과 국가별 상이한 규제 등으로 고착된 고비용 송금방식을 저비용 방식으로 바꿈으로써 국제화를 지원하고 금융포용 차원에서 이주노동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협력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시중은행들은 최근 해외송금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더 낮은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을 통해 미화 5000달러 이하의 금액을 연중 24시간 송금할 수 있는 'KB-Easy 해외송금서비스'를 개편했다. USD, EUR의 경우 미화 2달러, 그 외 통화는 미화 4달러의 중계은행수수료로 저렴하게 해외송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금액에 따라 미화 18달러에서 25달러의 해외중계 수수료를 지불했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영업점을 통해서만 가능하던 웨스턴유니온 해외송금 받기를 'Hana EZ' 앱을 통해 직접 계좌로 받을 수 있도록 개편해 비대면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영업점 방문 없이도 웨스턴유니온 망을 이용한 해외송금 '보내기'와 '받기' 모두 가능하게 됐다. 웨스턴 유니온 망을 통한 해외 송금을 3.99달러에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WON(원)뱅킹을 통해 '알뜰 해외송금'을 제공하고 있다. 한번에 미화 5000달러까지 미국, 호주,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5개국 현지통화로 송금할 수 있고, 송금수수료는 금액에 상관 없이 1000원이다. 'WON 해외송금'은 전세계 200여개 국가로 24시간 해외송금 가능하다. 미화 3000달러 이하 해외송금 시 전신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며 송금금액에 따라 송금수수료를 우대 적용한다.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포인트, 치킨 쿠폰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비대면 해외송금 고객을 위한 편리한 혜택과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세계 국외 송금 규모는 2019년 7170억 달러로 2010년(4730억달러) 대비 52% 성장했고 중·저소득 국가로의 송금규모(5477억 달러)는 외국인에 의한 직접투자 규모(3440억달러)를 추월하기도 했다.